어렸을 땐 접히는 부위에 아토피가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점점 확산되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까진 여름에도 상처와 흉터가 조금 있어도 반팔을 입고 다녔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피부 전체가 아토피로 덮이게 되었어요. 중학교 입학하고 금방 여름이 되어 버리니, 학교에서는 짧은 소매나 체육복 같은 옷을 입어야 했는데, 손 피부 전체가 빨갛게 되어 있어서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알아봐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얼굴에도 아토피로 붉어지는 일이 잦아서 자꾸 거울을 보게 되고, 선생님들께 혼나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담임 선생님들이 힘겨운 시기에 많은 위로를 해주시는데도 너무 슬펐고, 아토피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어요. 겨울엔 그나마 제 피부를 인정하고 생활했지만, 여전히 수영장이나 찜질방 같은 곳에 갈 수 없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얼굴과 손을 가리고 다니게 되었어요. 방학 동안에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좋았지만, 새 학년, 새 학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요.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듀피젠트 주사를 맞고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가 보이지 않아 실망감이 커져요. 여름이 다가오고, 작년 여름처럼 우울해질까 봐 너무 두려워요. 제게 호감을 느껴줄 사람도 없을 것 같고, 여자로서 피부가 망가졌다는 생각에 절망적이어요.